게으른 신부 보그단카

불가리아민화.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보그단카라는 한 여자가 살고 있었는데, 너무 오냐오냐 키워지다 보니 그녀는 일이란 것을 하는 적이 없었다. 어머니가 자기 방을 청소하거나 부엌에서 식사를 차릴때도 가만히 있었고, 집안일이나 농사일을 거들어 본 적도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보그단카도 시집을 갈 나이가 되어, 마을의 수많은 남정네들이 보그단카에게 구혼을 해 왔다. 그러나 보그단카의 어머니는 '우리 딸은 다른 집 여자들하고는 달라서 아무 일도 할 줄을 모른답니다. 다른 여자들이나 알아보세요.'라며 대답하였고, 이에 대부분의 구혼자들은 실망하여 등을 돌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중년 남자가 보그단카의 집에 찾아와 자기 아들과 결혼시킬 신부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어머니는 '어쩌지요? 우리 딸은 농사일이건 요리건 청소건 진짜 아무것도 할 줄 모릅니다.' 라며 한숨을 내쉬자 남자는 '아주머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집에서는 일하기 싫은 사람은 가만히 구경만 하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남자의 말을 들은 보그단카의 어머니는 일하기를 싫어하는 자기 딸을 시집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매우 기뻐하며 다음날 딸을 결혼시켰다.

결혼식이 끝나자 보그단카는 곧장 시가(媤家)로 들어갔지만, 시가에 들어간 뒤에도 그녀는 집안일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점심 시간이 되었는데 시아버지는 다른 식구들에게는 먹을 을 나눠주면서도 보그단카에게만은 빵을 주지 않았다. 이에 시어머니남편이 왜 보그단카에게는 빵을 주지 않는지 묻자, 시아버지는 "보그단카는 일도 하지 않았으니 배도 고프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시가 식구들이 저녁 일을 할때도 보그단카는 일을 전혀 돕지 않았고, 점심때와 마찬가지로 저녁식사도 먹지 못했다.

결국 점심, 저녁 할것 없이 쫄쫄 굶게 된 보그단카는 일하지 않으면 먹을 수도 없다는 시가의 규칙을 뼈저리게 느꼈고, 다음 날부터 집안 일을 열심히 거드는 부지런한 여인이 되었다고 한다. 메데타시 메데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