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도둑

경찰이 도둑을 잡고, 도둑은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놀이. 혹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보드게임. 더 나아가 다른 게임의 요소로 쓰이기도 한다.

1 기원

인류 중 도둑질을 하는 자가 생겨서 그들을 잡아들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고, 일단은 경찰, 도둑 두 패로 나뉘어 하는 아이들 놀이가 최초로 짐작된다. 혹은 착한 놈이 나쁜 놈을 잡아들이는 고대의 연극(이나 벽화 등 예술)에서 비롯된 걸로 추정. 고대인들도 할 거 다 하고 놀았습니다. 얕보지 마시죠[1]

2 아이들 놀이로써

최소 4명의 아이들이 모여 경찰, 도둑 두 패로 나뉘게 된다. 경찰은 도둑을 잡고, 도둑은 단순히 도망가기만 하면 된다. 쿨타임기다리는 시간 없이 곧바로 진행하는 숨바꼭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도둑은 단순히 도망만 가게 되어 '도둑'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그렇다고 아이들한테 도둑질을 시킨다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다. 무슨 GTA도 아니고 결과적으론 애들은 모른다. 즐거우면 됐지.

도망가는 쪽이 한없이 멀리 달아나 버리면 추격전이 벌어지기 이전에 찾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므로, 보통 시작하기 전에 도망갈 수 있는 범위를 정하고 그 밖으로 이탈하면 반칙패하는 등의 규칙을 정하고 시작한다. 이렇게 규칙을 정하지 않으면 도둑 쪽에서도 쫓기는 스릴이 없어서 재미없다. 본격 쇼맨십 발휘하는 도둑

요즘은 시대 탓을 하긴 뭐하지만 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혹은 하는데 너무 리얼하거나. 그래서인지 아래 서술할 '게임'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3 보드게임으로써

컴퓨터가 흔하지 않은 시절(끽해야 초등학교 컴퓨터실에 있었다. 고지를 점령하라!)엔 먼저 보드게임으로 나왔다. 앞서 말한 '도둑'의 역할이 부족한 탓인지 일단은 도둑은 보물을 훔친다는 기본적인 규칙을 정립하게 된다.

버전별로 많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 도둑과 경찰은 각각 3개의 말판을 갖고 시작한다.
  • 도둑은 경찰을 넘어갈 수 없다.
  • 도둑은 경찰에게 잡히면 바로 감옥행이다. 미란다 원칙이나 체포 거부 그런 거 없다.
  • 경찰은 도둑들의 기지(아지트, 은신처 등 다양하게 불린다)에 들어갈 수 없다.
  • 경찰이 보석을 건물들 안에 숨길 때, 도둑은 절대로 보면 안 된다.
  • 감옥(혹은 경찰서)에 갇힌 도둑은 다른 도둑이 구해줄 수 있다. (혹은) 갇힌 도둑은 한 게임이 끝나기 전까진 나올 수 없다.
이 부분이 밸런스 상 매우 애매한데, 전자는 경찰이 불리하고 후자는 도둑이 불리하기 때문. 그래서 마지막 한 두명이 남았을 경우에만 구출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룰을 만들기도 한다.
  • 보물은 (박스 형식으로 접어진) 건물 안에 들어 있다. 도둑이 해당 건물 안에 들어가면 그 안을 확인할 수 있는데, 보물/없음/잠복 형사가 걸린다.[2]

위의 규칙들을 활용하여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면 승리. 다른 문구점 보드게임들 중 경제성이 짙어 복잡한 게임과 달리 단순무식해서 하는 애들이 많다. 물론 경제성 게임은 현실을 일찍 깨달을 위험이 있다

그러나 문구점에서 만든 게임이라 퀄리티가 정식 보드게임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었고, 길 방향이 없거나 너무 간단한 규칙으로 인해 금방 질리기 쉬웠다. 대상이 초등학생이라 어쩔 수 없이 간단하게 만들다 보니 발생한 현상. 인생게임(물론 초등학생용이 아닌 정식)을 대학생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규칙을 더욱 강화한 버전이 나오면 인기가 있지 않을까. 아이콤이란 회사에서 'NEW 도둑잡기 게임'이란 이름으로 강화 버전이 나오긴 했다.

보드게임이 발달되어있는 미국의 경우, 스코틀랜드 야드(영국 경찰청의 명칭이다. 항목 참고)라는 경찰과 도둑 게임이 있다. 이 경우, 한명의 도둑을 여러 명의 경찰이 잡으려고 노력하는 게임인데, 초반의 도둑의 위치를 모르지만, 일정한 턴 수마다 자신의 위치를 공개하면서 경찰들에게 힌트를 주게 된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고.

4 비디오 게임에서의 경찰과 도둑

경찰과 도둑이 역사적으로 오래된 직업인 만큼(?) 비디오 게임에서도 이 흥미로운 요소들을 다루지 않을 리가 없다. 테러리스트 및 범죄 집단과 특수 군경의 대립을 다룬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 등의 게임도 경찰과 도둑의 요소가 일부 들어가 있으며, 하지만 도둑을 잡아 감옥에 가두진 않고 문답무용으로 사살하는 게 차이점 GTA 시리즈 처럼 보다 근본적으로 쫓고 쫓기는 경찰과 도둑의 형식을 한 게임도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서 게임으로 나오는 경우는 꽤 드물고, 큰 게임의 플레이 모드나 미니게임 형식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에 들어서는 페이데이 시리즈의 흥행을 필두로 경찰(법 집행기관)과 도둑(범죄집단)의 대립 그 자체를 주제로 다룬 게임들이 조금씩 출시되고 있다. 배틀필드 시리즈 등 유명 게임 프랜차이즈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중.

뭐든지 만드는 스타크래프트에서 유즈맵으로 나오기도 했는데, 이 쪽 역시 도둑에게 포인트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흔히 말하는 "명당버전") 밸런스 붕괴밖에 없다. 유즈맵 역사를 따져보면 제목만 다를 뿐 톰과 제리 유즈맵에서 파생되었다고 보면 될 듯.
워크래프트3 버전은 경찰 쪽에서 레벨업이 가능해서,[3] 경찰 두명일 경우 한명이 경비하고 다른 한명이 잡으러 나가는 플레이를 하면 밸런스가 적절한 편이다. 도둑은 초반부에 돈이 궁하므로 공격하러 가기가 쉽지 않고, 후반부에 가면 능력치 싸움에서 경찰에게 질 수 밖에 없으므로 게임 중반부아니면 치러 갈 시간이 없다. 스타크래프트 버전과 비교하면 아주 잘 만든 편.

5 현실에서

런닝맨에서 시청률 안 나오면(...) 하는 것이기도 하다. 테마가 다를 뿐 결국은 추격전. 좀비가 생존자 잡고 추격대가 CSI(천성임) 잡고 똑같은 방송 속에 볼 수가 없습니다

범죄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자주 벌어지는 것. 아니 사람 사는 곳이라면 항상 벌어지게 되어 있다. 코미디스러운 상황도 있지만 웃지 못할 정도의 참혹한 결과를 낳는 경우[4]도 있다.

6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버전으로는 명당자리, Final, KS,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파이널 버전을 수정한 맵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톰과제리와 같은데 도둑은 프로브고 경찰은 아칸(혹은 울트라)으로 도둑은 경찰한테 잡히지말고 성장해서 경찰을 죽여야되고 경찰은 도둑을 전부 다 잡아야된다.
  1. 지나친 비유이지만 매춘이 고대에도 있었다는 점을 보면 이런 놀이가 고대로부터 전해졌다는 예상도 완전히 거짓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초기엔 건물이 종이로 만들어진 직육면체여서 개봉 흔적을 보면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지만, 후기에 가면 사각형 바구니를 뒤집어 놓은 듯한 틀이 보급되면서 겉보기만으론 알기 힘들어졌다.
  3. 벽 하나만 부숴도 경험치가 들어온다. 기물파손죄?
  4. 쫓던 도중에 범죄자나 경찰, 혹은 민간인이 죽는다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