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병 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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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Counter-battery Radar / Firefinder Rader

1 소개

<이스라엘의 대포병 레이더. 출처>

상대방이 사격하는 포탄의 탄도학적 궤도를 분석하여, 역으로 상대방의 위치를 알아내는 저주받을[1] 멋들어진 물건[2]. 당연히 포병을 가지고 있는 어지간한 국가는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근현대 전장에서 적 포병 진지를 직접 마주보고 전투하는 일은 없어졌고, 따라서 당장 포격을 받은 상황에서 적 포병대의 위치를 확인하려면 포탄이 떨어지는 와중에 포성의 방향과 거리를 통해서나 탄착 지점의 파공을 살펴서 그 형태를 바탕으로 탄도를 도출, 적 포병 위치를 추정하는 정도밖엔 방법이 없었다[3]. 그러다 2차 세계대전 때 대공 레이더에 박격포탄이 잡히기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박격포탄의 꼬리날개가 레이더에 잡히기 쉬웠기 때문이다), 50년대부터는 탄도 계산 컴퓨터와 결합된 대박격포 레이더가 운용되기 시작했다.

반면 일반 포탄이나 로켓탄은 탄도가 낮아 비행시간이 짧기에[4] 레이더 및 컴퓨터 기술의 부족으로, 또한 박격포에 비해 일반적인 곡사포의 방열 및 철수가 훨씬 느려서 구식 방법으로도 할 만 했으므로, 따라서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의 수요도 딱히 없었으므로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 출현은 상당히 늦어지게 된다.
하지만 60~70년대 들어 각국이 자주포 비율을 크게 높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방열 및 철수가 월등히 빨라지면서(K-9은 숫제 가다가 서서 쏘고 또 간다!)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 수요가 생겼고, 80년대에 들어서부터 대포병 레이더가 하나씩 출시되고 운용된다.

포병은 가장 강력한 화력을 쥐고 있으면서도 가장 생존성이 취약한 병과이다. 전선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사격하더라도, 상대방이 대포병 레이더를 가동하여, 아군의 포탄이 발사된 위치를 알아내면 불과 몇분 안에 비오듯 포탄이 떨어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포탄은, 로켓탄조차도 딱히 추진방향을 바꾸는 일[5] 없이 포물선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포탄이 공중에서 문워크 댄스를 추지 않는 이상 상당히 높은 확률로 추적할 수 있다.[6]

다만, 레이더 자체는 일반 차량에 탑재된 형태나 아니면 견인된 형태로써 적의 공격에 아주 취약하고 아주 조금만 공격을 받더라도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무엇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또한 견인식이나 차량 탑재식 모두 산간지역에서는 약간의 이동문제(견인식이라면 헬기로 수송하면 그만이긴 하지만...)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물론 차에 얹어놓은 건 얼른얼른 튀라고 해놓은 거고, 비싸다 비싸다 하지만 이거 없을 때 손실될 우리 전력보단 월등히 싼값이다. 액면가 비싸다고 무작정 욕하지 말자.

2 대한민국 국군의 경우

대한민국 육군은 90년대부터 미 휴즈사의 AN/TPQ-36, 37레이더를 도입 운용중이다.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다.

- AN/TPQ-36 : 탐지거리 약 24km. 박격포 탐지 목적. 분당 10개 표적 동시 추적. 견인식. 약 37억원.
- AN/TPQ-37 : 탐지거리 약 50km. 박격포, 야포, 방사포탄 탐지 가능. 분당 10개 표적 동시 추적. 견인식. 약 120억원.

<AN-TPQ-36 레이더 출처>

<AN-TPQ-37 레이더 출처>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연평도에 배치된 TPQ-37 레이더는 초반에 가동되지 않는 상태였다. 방사포 사격이 시작된 2차 포격시부터 TPQ-37을 사용하여 적 방사포 포대에 대포병사격을 가하였으며, 이 대포병사격의 탄흔이 구글어스 위성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그러나 TPQ 시리즈는 애초에 하루에 6시간, 연간 1,200시간 정도의 작동 제한시간이 있다.[7] 또한 초기 부팅시간도 20분 정도로 오래 걸리기에 연평도 포격 사태와 같은 긴급 상황에 즉각 반응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도입 당시 예산 부족 문제로 옵션이 완전히 장착되지 않아서, 성능 자체도 미군이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떨어지고 대전자전 기능도 없다. 결정적으로 20년이 다 되도록 성능개량이 이루어지 않았고, 제대로 점검도 받지 못해서 고장이 매우 잦다. 끊임없는 성능개량이 이루어진 미군의 TPQ-37 레이더와는 이미 차원이 다른 레이더라고 할 수 있다. 포병여단의 훈련 중에도 '작동중'이라는 보고보다 '점검중'이라는 보고가 더 많이 들어오니..... 왜 적 포병 위치 보고가 안 들어오냐며 포병여단장은 불호령을 내리고, 관측대대에서는 덜덜 떨면서 허위보고를 올리고... 잘 돌아간다.

개량이 아예 안된건 아니고 완전 아날로그+소수 디지털 인터페이스 통제장치를 완전 디지털화 시키고 네트워크화 시킨 정도의 개량은 했지만 정작 안테나 부분까지 개량을 하진 못했다. 군이 보유하는건 RF 증폭 소자가 진공관 계열인 진행파관을 사용하고 있어서 이소자 예열때문에 부팅시간이 길고 진공관 특성상 짧은 수명때문에 거이 24시간 가동하는 한국군 운용 특성상 당연히 고장이 자주 날 수 밖에 없다.
다만 미군은 반도체 소자인 SSPA로 개량해서 이런 문제가 덜하다.

2009년 대한민국 국방부에서는 스웨덴에서 만든 최신형 대포병 레이더 아서-K(Arthur[8])를 6대 도입했다. 이후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2대를 추가로 도입하여 연평도에 배치하였다.

- 아서-K : 탐지거리 약 60km. 박격포, 야포, 방사포탄 탐지 가능. 분당 100개 표적 동시 추적. 5톤 트럭에 탑재 가능. 가격 약 130억원.

<Arthur 대포병 레이더 출처>

아서는 TPQ-36, 37 레이더보다 크기도 훨씬 작고, 최대 탐지거리도 길며 적의 방해전파에도 정상 작동할 수 있는 대전자전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잦은 고장으로 부실 장비 의혹이 일고 있다. MBN 뉴스

레이더가 고장나는게 아니다. 수입해온 레이더를 키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발전기가 계속 고장을 일으키는 것 뿐.

2011년부터 아서의 제작사인 스웨덴, SAAB사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국산 대포병 레이더 개발에 들어갔고, 2016년 후반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한다.
  1. 이 녀석 때문에 포병의 훈련이 한번 방열하면 그 진지에서 계속 사격만 하던 거에서 몇번 쏘면 진지를 계속 옮기게 만들어서 훈련이 빡세졌다. KCTC에서도 3회(3발이 아님) 연속 쏘면 그 부대에다가 대포병 공격을 때려서 그 부대를 아작낸다.
  2. 역으로 우리 포탄이 어떻게 날아가나를 보고 탄착점을 계산해줄 수도 있다. 관측반도 위성도 없을 때는 포병의 눈 역할을 해 줄수도 있다는 것.
  3. 앞에서 언급한 건 탄흔 분석이라는 것으로서 현재 한국군의 포병이나 타국 포병들도 쓰는 방법이라고 한다.간단한 장비로도 오차가 별로 없어서 레이더가 별로 없는 한국군은 애용하지만 레이더가 풍부한 서방 국가들은 그냥 레이더가 전부 아작나는 상황 아니면 특수부대, 관측반 등 제한 병과에 한해 가르치는 기술이다.
  4. 특히 보통의 포탄은 꼬리날개 등 전파가 잘 반사되는 부분도 없이 미끈한 유선형이다.
  5. 바람이 심한 날은 예외. 타격목표지점에 떨어지기 힘들어지지만 그 대신 발사위치 추적도 힘들어진다.
  6. 그런데 우리 화력덕후 포방부국방부는 대포병 레이더를 무력화 시키는 포탄을 개발중이란다. 흠좀무. 포탄한테 이타노 서커스를 시키는 건 당연히 아니고(그럴 바에야 미사일을 쏘고 만다), 이를테면 포탄에 날개를 달아 활강시키는 건데... 이렇게 하면 사거리도 늘어날뿐더러 맞은 놈 입장에서는 발사지점 파악하기가 골치아파진다. 게다가 국방과 기술에 나온 논문에서는 스텔스 포탄이나 JDAM과 비슷하게 정점까지 탄도를 그리며 발사 후 GPS의 보정을 받아서 타격할 수 있는 박격포탄이라는 개념도 나왔다.
  7. 이는 후속으로 도입된 Arthur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8. ARTillery HUnting Radar의 약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