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2008

프로게이머, 박상우의 2008년 경력

08년 6월, 48회차에 돌입한 프로리그에서 eSTRO는 강적 SKT T1을 상대로 경기를 치루게 된다.

당시 SKT T1은 엄청난 선수를 손에 넣고 연승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이름 괴수 도재욱.

박상우는 4세트 카트리나 SE에 배치되어, 엄청난 포스[1]를 뿜어대던 도재욱과 운명의 경기를 가지게 된다.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은 단 하나, 도재욱의 압도적인 승리.
박상우? 그게 누군데-라는게, 당시의 시선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프로토스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카트리나SE에서 평소 하던대로 맘껏 자원을 축적하고 약간의 견제 이후, 아비터를 동반한 엄청난 물량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도재욱에 맞서 적절한 견제, 리콜을 시도하는 아비터 차단, 끊임없는 생산력으로 도재욱과 대등한 경기력으로 맞섰다.

뒷마당을 찌른 리콜공격에 커맨드가 날아가는 등 수난을 겪었지만 침착하게 복구하고, 견제가 없었던 점을 십분 활용하여 병력의 질과 양을 꾸준히 늘렸다.

박상우의 벌처견제에 도재욱은 강한 역습으로 대응했지만 많은 수의 벌처와 적절한 방어로 역습은 무위로 돌아가고 센터교전 도중, 뒤로 밀려난 드래군+질럿 조합이 마인에 대규모 폭사를 당하면서 전세가 확 기울었다.

벌처+탱크+베슬 조합으로 도재욱의 본진입구에 들이닥친 박상우의 병력들, 본진에서 웅크리고 있던 질럿부대가 뛰쳐나왔지만 녹아버리기 일쑤였고 이 교전중 박상우마인에 디펜시브 매트릭스를 거는 세레모니 아닌 세레모니(...)를 선사하며 도재욱에게 GG를 받아낸다.

당시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를 가득메우고 있던 T1팬들은 입이 얼어붙어 센터 전체가 침묵 분위기로 빠져들었으며, 뒤쪽에서 소리를 지르던건 소수의 eSTRO팬들 뿐이었다. 그만큼 도재욱이 주는 무게감은 컸으며, 이를 이겨낸 박상우는 이 한 번의 경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되었다.

드디어 긴 무명의 시절을 지나 '뜨게'된 것이다.

이어지는 에이스 결정전에 이 두 선수의 리매치가 성사되며 커뮤니티와 현장은 뜨겁게 타올랐으나, 이번에는 도재욱의 낙승이었다. 도재욱의 허를 찌른 패스트리버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고, 박상우는 본진에서 진출 한 번 해보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2]

이 때, 생긴 별명이 바로 김옥균 테란이다(..)

08년도 시즌 초반은 박상우에겐 엄청난 행운이자 시련이었다.

팀내 주축 테란유저였던 tlsgmltmd가 슬럼프에 시달려, 출전이 가능한 테란유저는 자신뿐이었기에 언제나 출전기회를 보장받았으며 승리와 패배를 거듭하며 꾸준히 성장 할 수 있었다.

프로토스 전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는데... 5월 3일, 리버신의 가호를 받은 박대만에게 그야말로 아무것도 못하고 져버린 이후 눈물을 흘렸다.(...) 하긴 울만도 했다. 리버하나로 탱크 열기 가까이+SCV 20기 이상 끔살을 당하면 분을 이길 테란유저는 별로 없을 것이다.(..) 스타를 별로 모르는 사람마저 그냥 '관광 당했네'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처참한지는.... 박대만 항목에 가서 마지막 동영상을 참고하도록 하자.

다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박상우는 신인시절부터 내려오는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떠안고 가야했는데, 다름 아닌 eSTRO팀 전체가 겪고있는 저막기질이었다.(...)[3]

바이오닉을 못하는건 아닌데 멀티태스킹 능력 부족으로 인하여 한 국면에서 이기면 다른 국면에서 엄청나게 손해보고 패배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많이 나아졌으며[4], 4라운드 초반에 저그전 2연승 중이었다. 저막이었던 박상우의 승률이 오른 이유중에 하나는 그만의 독특한 바이오닉 운영, 일명 박상우식 공굴리기가 운용되고서 부터이다. 빠른 타이밍에 아카데미를 가져가면서 마린의 1업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린 뒤에 소수지만 조합된 바이오닉 병력으로 초반 저그의 러쉬를 상대하면서 센터에서 몸집을 불리는 식의 운영이다. 최근 맵들의 경향이 저그에게 웃어주는 면이 있는데 이 운용은 저그가 넉넉한 자원을 먹는사이 병력의 몸집을 불려 한 방에 끝내는, 혹은 아주 심각한 데미지를 입히는 것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방식이다.

  1. 승률이 80%에 육박하던 도재욱 절정의 시기였다.
  2. 이후 박상우는 도재욱을 한번도 못이겼다.. 상대전적은 1:6.. 그리고 박상우가 2011년 8월 은퇴선언을 하며 이 전적은 그대로 굳혀지게 되었다.
  3. 후에 신희승신대근이 포텐셜을 터트리기 시작하면서 이 오명은 어느 정도 벗을 수 있게 된다.
  4. 그래도 그때까진 저그전 승률이 제일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