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린

1 소개

Sir Balin

당시 구전되어오던 영웅의 전설이 아서 왕 전설로 편입된 사례 중의 하나로, 기사 베이런 경(Sir Balan)의 형이다.

원탁의 기사 중 한 명이며 판본에 따라선 "발린"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이명은 쌍검의 기사(Knight with The Two Swords)이며, 훗날 갤러해드가 손에 넣게 되는 '손잡이가 금 십자가로 된 검'의 본래 소유자이다.

십자가의 검 전설 이외에도 어부왕에게 운명의 창과 동일시되는 창으로 치명적인 일격(Dolorous stroke)을 가했다고도 전해진다.

2 전승

2.1 십자가의 검을 뽑다

어느날 베이린은 자신에게 시비를 건 사내를 견고한 장갑을 낀 채로 두들겨 패 적당히 응징하려 한 것이 그만 중상을 입히고 만 탓에 석 달간 감옥에 투옥되고 만다.[1]

석 달이 지나고 베이린이 출소하는데, 이 시기에 연회를 열고 있던 카멜롯의 성으로 한 여인이 찾아온다. 외투를 벗은 여인의 몸에는 한 자루의 검이 묶여있었으며, 이 여인은 아서 왕에게 이 검을 뽑을 기사를 찾고 있다고 고한다. 이 검을 뽑을 자격이 있는 것은 강하고,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는 바르고 성실한 자뿐이므로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기사들이 모여있다는 카멜롯으로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아서 왕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모든 기사들에게 검을 뽑을 것을 명했으나 그 누구도 그 검을 뽑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보던 여인이 한심하다는듯 비웃자 아서왕은 분노해 자신이 직접 뽑아보겠다고 나서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베이린이 난입하여 검의 자루를 쥐었고, 한 번에 검을 뽑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검을 가져온 여인이 그 검은 보통의 검이 아닌 마검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게 되는 저주[2][3]를 받게 될 것이니 자신에게 검을 돌려줄 것을 부탁했는데, 마검에 매료되어버린 베이린은 이를 단칼에 거절, 이에 여인은 탄식하며 카멜롯을 떠나갔다.

그리고 직후 아서 왕에게 엑스칼리버를 주었던 호수의 여인, 비비안이라는 여성이 찾아왔다. 그녀는 대단히 진노한 얼굴로 엑스칼리버를 아서왕에게 줄 때 했던, 검을 준 보답으로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를 받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는데, 그녀가 요구한 것은 십자가의 검을 뽑은 베이린의 목. 원래는 그 검을 찬 채로 도망쳤던 여인의 목을 받으려 했으나 이미 행방이 묘연해져버렸으므로, 그 대신 검을 뽑은 베이린의 목이라도 가져야겠다고 노기서린 목소리로 외쳤다. 난감해진 아서 왕은 비비안을 달래려 했으나, 그녀의 노기는 풀리지 않았다. 그 때,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자신의 목숨을 요구하는 비비안을 보고 분노한 베이린이 나서서 그녀의 목을 베어버리고 만다.[4] 아서 왕은 이유가 어찌 되었든 자신의 은인을 살해해버린 베이린에게 크게 분노해 명예로운 귀부인을 죽인 것을 보상할만큼 명예로운 업적을 쌓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는 말과 함께 추방을 명했다. 베이린은 아서 왕으로부터 갑옷과 방패를 받고 동생 베이런과 함께 카멜롯을 떠나게 되며, 이 때부터 그의 비극이 시작된다.

일설에서는 금십자가 검을 뽑을 당시 베이린은 이미 하나의 검을 갖고 있었고, 검을 뽑은 이후 두 자루의 검을 함께 썼기에 "쌍검의 기사 베이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장 마르칼 저서의 아발론 연대기가 이 쌍검의 기사 베이린의 전승을 채택했으며, 아발론 연대기에서 베이린은 훗날 성배의 탐색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징조중 하나로써 나타난다.

2.2 흑기사와의 결투

베이린과 베이런은 가는 곳마다 커다란 모험과 업적을 쌓아 나가던 와중에 헤어지게 되고, 그 후로도 베이린은 홀로 모험을 계속했다. 그러다 어떤 섬에 다다르는데, 이 섬에서 나온 어떤 귀부인이 "이 성 안에 들어오는 이는 반드시 다리 위의 흑기사와 겨루어야만 한다"고 이르자 베이린은 선뜻 그 규칙을 따르겠다고 승낙했다. 그리고 귀부인을 지키는 어떤 기사의 호의로 큰 방패를 얻어 흑기사와의 대결에 나섰다.

그러나 흑기사는 굉장히 강했다. 마상창으로 서로를 찔러 낙마한 둘은 곧바로 검을 뽑아 서로를 공격했고, 결국 둘은 서로 치명상을 입을 때까지 싸움을 계속했다. 혈투 끝에 흑기사는 쓰러졌지만, 베이린 역시 강인한 검에 의지해 간신히 서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베이린은 흑기사에게 물었다.

베이린 :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그대만큼 강한 기사를 본 적이 없네. 내 동생을 제외한다면 말이지.

흑기사 : 나는 베이런. 위대한 기사 베이린의 동생이다.
베이린 : 이 모든 것이 내 방패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도록 만든 불행한 기사의 짓이로구나.
베이린 : 내가 살았다면 더 이상 다른 자들이 속지 않도록 그 성을 쓸어버릴텐데.
베이린 : 아아, 동생아. 네가 나를 죽인 것이다. 나도 너를 죽인 것이고. 이제 온 세상이 우리 형제를 헐뜯겠구나.

동생 베이런은 베이린의 투구를 벗기고 베이린이 자신의 방패를 갖고 있었다면 결코 몰라보지 않았을텐데, 운명이 자신들을 농락했다며 비통해했다.

얼마 후 섬의 귀부인과 기사들이 대결의 결과를 보기 위해 싸움터로 오자 베이런은 귀부인에게 유언을 남겼다. 자신들은 형제이며, 슬픈 운명에 농락당했다고. 부디 이 일을 적어 후세 사람들이 자신들을 기억하게 해달라고. 귀부인은 이를 승낙했고, 베이린과 베이런은 함께 숨을 거두게 된다.

귀부인은 베이런과의 약속대로 묘비를 세우고 두 사람을 함께 매장했다. 하지만 베이린의 이름은 새기지 못했다. 귀부인은 베이런의 이름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베이린은 스스로 세운 업적을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뜨게 되었다.

3 대중 문화 속의 베이린

3.1 밀리언아서 시리즈의 등장 기사

마검에겐 지지 않아![5] ......웃으라구!
魔劍には負けん! ……笑えー!

성우는 세리자와 유우.

모티프 자체를 아서 왕 전설에서 따온 일본의 모바일 게임 밀리언아서 시리즈에서 동생 베이런과 함께 등장한다.

형제 모두가 성별이 전환되어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며, 아서 왕 전설에서의 전승을 비틀어 갤러해드의 검을 탈취했다고 서술된다. 이에 덧붙여 저주받은 마검을 다루지만 마검을 온전히 컨트롤하지 못해 능력이 폭주하게 되어 그녀가 지나간 자리는 피바다가 된다고...

입수 방법도 귀찮은 편인데다 배리에이션마저 극히 적었던 확산성 밀리언아서와는 달리 후속작인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는 서비스 초반부터 시작해 배리에이션이 여럿 추가되었고,[6] 단독 캐릭터송 앨범까지 발매되었을 정도로 전작에 비해 엄청난 푸쉬를 받고 있다. 거의 전속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하다시피 한 야미야의 동글동글하면서도 화려한 일러스트, 귀여운 보이스로 인한 인기도 한 몫 했다. 한 편 모타가 일러스트를 담당한 동생 베이런은 그다지...
  1. 이 두들겨 팬 상대가 아서 왕의 친척이었다던가, 중상에 그치지 않고 살해해버렸다던가 하는 설도 있다.
  2. 훗날 베이린이 죽고 이 검이 다시 카멜롯에 돌아왔을 때 랜슬롯이 검에 손대지 않았던 것은 검에 얽힌 저주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3. 검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자가 아닐 경우 저주가 발현하게 된다는 설도 있으며, 후술할 흑기사 전승에서 베이린이 동생을 죽이자 저주가 발현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4. 일설에서는 호수의 여인이 아니라 검을 돌려달라던 여인의 목을 베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5. '마검'과 '지지 않는다'의 발음이 '마켄'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이용한 말장난. 여담으로 이와 똑같은 드립을 헬보르도 시전한다.
  6. 기본 형태인 제2형에 더해 신춘형, 염하형, 마창형, 가희형, 학도형까지. 이들 중 3종은 괴리진화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