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명체

Energy Creature. 스타크래프트 소설 '젤나가의 그림자'와 '암흑 기사 연대기(The Dark Templar Saga)'에 등장하는 희대의 먼치킨. 베카 로 행성에서 에드먼드 듀크 휘하의 전투순양함에서 발사한 3기의 핵 에너지에 반응해 젤나가 사원에 잠들어 있던 것이 처음 튀어나왔다. 에너지 생명체의 외양에 관한 묘사는 이렇다.

오징어 모양의 눈부시게 빛나는 에너지가 투명한 유기체 피부에 싸인 진정한 생명체의 영광스러운 모습이 깨진 고치 속에서 드러났다. 생명체는 거대한 깃털로 된 날개와 굽은 비늘 그리고 태양처럼 빛나는 눈을 가진 불사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나의 흠도 발견할 수없는 완벽 그 자체였다. 괴물은 테란의 나비와 해파리, 말미잘을 합친 모습이었다. 이 생명체는 젤나가의 처음 창조물인 프로토스나 저그보다 훨씬 월등한 생명체라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이 1기의 에너지 생명체는 이후 베카 로 지상에서 전투를 벌이던 프로토스, 저그, 테란 군대를 남김없이 다 흡수해 버렸다. 그리고 처음 깨어났을 때보다 더욱 성장하였다.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상대를 흡수하나 모르지만, 생명체의 DNA를 흡수할 때는 먼저 대상 생명체를 광선으로 '스캔'해서 파악하는 듯.

그렇다면 스캔을 받기 전에 공격을 퍼부으면 어떨까? 궤도의 전투순양함들은 대기권을 뚫고 올라오는 에너지 생명체에 함대 최고의 화력인 야마토 포를 일점사했다. 그러나 에너지 생명체는 막대한 에너지인 그 공격들을 전부 자신의 생명 에너지로 바꾸어 흡수했고, 전투순양함 자체 또한 에너지원으로 삼아 흡수했다. 그리고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이 난리 통에 겨우 살아남은 '제라나'라는 프로토스는 사원에서 깨어난 에너지 생명체가 어린 유충 상태였기에 실수로 테란을 흡수했다는 가설을 세웠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이 먹은 테란들을 산 채로 흡수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흠집도 안 내고 다 뱉어내서였다. 이 특성 때문에 스덕후 일부는 에너지 생명체가 프로토스와 저그를 합쳐 젤나가를 윤회시키기 위한 일종의 도구 역할을 한다고도 추측한다.[1] 테란 따위 필요없어

<암흑 기사 연대기>에서 제라툴은 수호자 자마라가 말해준 "아직 살아 있는 젤나가의 사원"을 찾아 페가수스라는 행성에 도착한다. 그가 도착했을 때 마침 사원에서는 에너지 생명체 하나가 깨어난 참이었고, 곧 우주로 향하기 시작했다. 생명체의 자태에 이끌려 그것을 쫓아간 제라툴은..

우주 곳곳으로부터 떼거지로 모인 에너지 생명체들의 모임을 목격한다. 이것들은 점점 빠르게 움직이며 빛을 발하더니 한 줄기의 섬광과 함께 웜홀 하나를 남기고 전부 사라져 버렸다. 웜홀 너머에서 언뜻 어떤 세계를 본 제라툴은 호기심에 압도되어 그 세계를 찾아 웜홀로 들어간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이 모든 것을 바꿔놓으리라는 예감을 안고..[2]시공의 폭풍속으로

여담이지만 에너지 생명체의 무시무시한 능력은 설정싸움에도 울레자즈와 함께 단골로 나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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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의 유산의 최종부에서 케리건이 젤나가의 정수를 받아 새로운 젤나가가 되는데, 이 때의 모습이 위에서 묘사된 에너지 생명체와 일정 부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물론 케리건의 캐릭터를 위해서인지 오징어+문어 모양이 되진 않았지만 온 몸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며 빛나는 모습이 유사. 이런 면에서 볼 때 이 에너지 생명체들이 젤나가의 윤회를 위한 도구라는 추측은 그대로 들어 맞는 셈.

더 나아가 에너지 생명체가 젤나가 그 자체라는 가설도 있다. 오로스아몬의 모습은 분명 말미잘과 해파리, 두족류를 어느 정도 닮았으며, 에너지 생물체는 태양처럼 빛나는 눈을 가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오로스가 케리건에게 힘을 넘겨주는 장면이나 아몬의 모습을 보면 눈들이 밝게 빛이 난다. 이들은 날개도 없고 피부가 밝게 빛나지도 않지만 젤나가로 승천한 케리건이 찬란한 날개가 생기고 온몸에서 밝은 에너지를 뿜어낸 걸 보면 빛나며 날개가 있는 모습은 힘을 개방한 상태의 젤나가일 수도 있다.[3]

또한, 에너지 생명체들은 서로 모여 웜홀 하나를 남기고 어딘가로 사라졌다고 하는데 만약 그 곳이 울란이 아니라 울나르라고 본다면[4] 이들은 함께 모여 본거지로 돌아간 것이고 이 때 남긴 웜홀이 바로 알타르 균열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젤나가에겐 에너지, 물질, 정보, 정수가 모두 하나라서 마음대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생물체나 공격을 에너지로 변환시켜 흡수하고 다시 그대로 구성할 수 있는[5] 능력과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결정적으로 베카 로의 에너지 생명체는 핵폭탄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부화했는데, 젤나가 아몬 역시 마찬가지로 칼날 여왕의 힘을 흡수해 그 에너지를 사용해 부활했다. 지금까지 에너지 생명체에 대해 드러난 모든 특징은 전부 공허의 유산까지 밝혀진 젤나가의 특징과 정확히 일치하므로 에너지 생명체가 젤나가 그 자체, 하다못해 에밀 나루드 같은 하위 젤나가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젤나가는 순환을 통해서 대물림하는 것 외에는 새로운 개체가 태어날 수 없으니 이 가설대로라면 사원에서 깨어난 게 갓 태어난 미성숙 에너지 생명체라는 작중의 가설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사원에서 깨어난 에너지 생명체들은 과거 아몬과 전쟁을 벌여 파괴당한 젤나가들 중 저그에게 정수를 빼앗기지 않고 무사히 공허로 돌아간 뒤 각자의 사원에서 에너지를 모아 천천히 형체를 수복하던 젤나가들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베카 로의 에너지 생명체 역시 그렇게 천천히 부활하다가 핵폭발의 에너지 덕분에 예정보다 일찍 부활한 것이고. 아마 그렇게 하나씩 깨어난 젤나가들이 모여서 울나르로 돌아갔다가 아몬에게 몰살당해 공허의 유산 시점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이며 오로스는 예정보다 부활이 늦었거나 아예 사원에서 수복되지 않고 공허에 남았다거나 하는 이유로 운 좋게 울나르에서 몰살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승천의 방에 잠자고 있다가 학살당한 젤나가들은 아몬과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던 젤나가들이다. 그러니까 아몬과의 싸움에서 육신을 잃은 젤나가들이 울나르로 돌아갔다 아몬에게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는 억측에 가깝다. 중추석의 존재와 젤나가 사원을 이 에너지 생명체들과 연관지어 본다면, 사원을 열고 중추석을 손에 넣을 정도의 문명을 가진 종족들이 나타났을때 울나르를 현실 우주에 현현시키는 역할을 하는 젤나가의 안배일 가능성도 있다.아니면 그냥 공허의 유산에서 설정변경을 했다거나.
  1. 여기까지가 젤나가의 그림자에서의 등장.
  2. 이 내용을 마지막으로 암흑 기사 연대기 3부작을 마무리한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의 울란(사라 케리건을 만난 그곳) 행성이 이때 이동한 곳일 가능성이 높지만,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흑 기사 연대기가 스타크래프트 2로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할 때,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다.
  3. 케리건이 젤나가로 변한 뒤에도 2년 뒤 유령 요원의 모습으로 레이너 앞에 다시 나타난 걸로 보아서는 애초에 젤나가에게는 변신술이 기본적인 능력일 수도 있다. 실제로 에밀 나루드의 경우에는 아예 자신의 모습을 근본까지 뜯어고치는 변신술이 가능했으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형태에 날개 정도 달리는 건 젤나가 기준에선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닐 확률이 높다.
  4.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울란은 에너지 생물체들이 만든 문을 통해 건너간 신비로운 곳이라기엔 마찬가지로 젤나가에 대해 찾고 있던 케리건은 그렇다쳐도 다른 프로토스까지 단체로 와 있었다. 오히려 제라툴이 이 때 간 곳이 울나르였고 울란은 거기에서 얻은 힌트를 통해 따로 찾아갔다고 보는 쪽이 어색함이 덜하다. 이 때문에 자유의 날개 시점에서부터 이미 제라툴이 웜홀을 통해 간 곳이 정말 울란이 맞느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되었다. 또 공허의 유산에서 아르타니스가 프로토스가 울나르라고 부르는 젤나가의 고향은 전설 속의 장소라고 하는 걸 보면 그동안 그 누구도 젤나가의 본거지를 찾아내지 못 했다는 말인데, 이 가설대로라면 울나르는 얼마 전 에너지 생명체들이 모여 차원문을 만들기 전에는 가는 길이 우리 은하 안에 존재하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5.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선 정수가 일종의 영혼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즉 육신과 별개로 정수도 있어야 생물이 생물로서 제대로 존재할 수 있다. 에너지 생명체가 인간을 흡수하고 다시 내뱉을 때 자아도 온건히 돌아왔다는 건 정수도 흡수했다가 도로 재구성했다는 뜻이고, 이것은 공허의 유산에서 정리된 젤나가의 설정과도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