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시 고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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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는 타나카 유코. 우리말 성우는 짱구 엄마 강희선.

"고젠"은 사람 이름에 해당하는 고유명사가 아니고 서양의 Lady 에 해당하는 경칭이다. 실존인물로는 토모에 고젠 등이 그 예시.

모노노케 히메의 등장인물. 타타라 마을의 지도자, 강인하고 당당한 여걸(女傑)로 타타라 마을을 지키며 외부 세력에 대항한다. 유곽으로 팔려갈 위기에 처한 소녀와 여자들을 보는 족족 자신이 데려와 일거리를 제공하고 마을에서 살게 해줬으며, 여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배척당한 남자들, 나병환자들 등 사회적 약자들을 마을 내부로 거두었고, 나병으로 썩어 들어가는 환자들을 직접 치료해줄 뿐 아니라 이들에게 화기 제작기술을 가르치는 등 모범적인 리더쉽을 갖추어 인망이 높은 지도자이다. 뿐만 아니라 무예도 상당하여 이 덤벼들 때 전혀 굴하지 않고 칼을 뽑아 1:1로 대등하게 싸웠으며, 총포 사격 솜씨도 매우 좋아 무사들이 쳐들어올 때 보면 그녀가 대장급을 연이어 쏴죽여 물리칠 정도이다.

덕분에 타타라 마을은 그 시대에 흔하지 않은 양성평등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습적으로 여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제철 공정에 여자가 주축이 되고 있으며[1] 전염병 환자의 처우 또한 당시의 시대는 물론, 수백년 후 미래와 비교해 보아도 훌륭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2] 재앙신의 기운 탓에 위기에 빠졌을 때, 토키 본인 포함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병 환자들을 업거나 부축하여 마을을 탈출하는 것으로만 봐도 마을은 놀랍도록 약자를 배려하는 마을이며, 마을이 이런 형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에보시의 노력이 주된 원인임은 분명하다. 이렇듯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완벽에 가까운 리더이나, 그녀와 대립하는 숲의 짐승들에게는 숲을 태우고 땅을 파헤치고 동족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는 한없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러운 적.

극의 초반부에 에보시가 인솔하는 보급 행렬이 심한 비바람과 험한 산길에 가로막힌 채 산과 모로 일족에게 공격받자 마을 남자 4명이 절벽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저없이 그들을 버리고 마을로 갈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일견 냉혹해보일 수 있는 결단이나, 악천후와 지형조건, 추락자의 생존확률과 잔존하는 모로 일족의 위협을 볼 때 대체로 지도자로서 필요할 때는 얼마든지 냉정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도 무사히 살아돌아온 코로쿠에게는 미안하다는 말과 살아와서 잘 되었다는 격려를 해주고, 고로쿠 본인도 썩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모습을 볼 때 확실히 인덕은 있다.

극의 시작 이전 시점에, 본래 타타라 마을의 사람들은 사철을 캐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산 아래에 파낼 수 있는 것들은 죄다 파냈고, 결국 높은 산과 그 숲에 들어가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쳐 사철을 캐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 산의 주인이자 숲의 신인 멧돼지 나고[3]와 그 일족에게 공격받았고, 마을 사람들은 불화살과 창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보시가 화기 부대를 이끌고 저항하며 여기에 마을에 화기 제작기술을 보급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었다. 에보시는 마침내 인간에 저항하던 숲의 신 나고 대장을 죽였고, 이 일은 결과적으로 나고 대장을 저주신(타타리가미)으로 만들어 아시타카가 여정을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사건의 방아쇠를 당긴 인물.

에보시의 행적은 숲의 신들과 인간 간에 벌어진 전쟁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비등했던 전세의 균형을 깨뜨렸으며[4] 에보시는 개간에 대항하는 신들에 맞서 마을을 키우고 산을 개간하며 제철소를 만들었다.

이렇게 에보시가 타타라 마을을 번영시켜 부강해지게 되자, 그곳에서 나는 대량의 철에 눈독을 들인 외부의 사무라이 세력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여겨지게 되어 수차례 공격을 받았고, 여기에 더불어 숲의 급속한 개간은 신들과의 싸움을 심화시켜 끝내 먼 산의 주인 옷코토누시를 불러오게 되었다. 결국 에보시는 외부 세력들에 대항하기 위해 지코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안에 따라 덴노[5]에게 사슴신의 목을 바치는 댓가로 마을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을 이끌던 중 숲의 들개신 모로 일족에게 습격받아 낙오된 부상자를 구해준 외부인 아시타카에게 감사의 뜻으로 호의를 베푼다. 에미시의 복장인 아시타카를 꺼리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마을을 견학시켜준 행동으로 미루어 아시타카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을을 습격한 산과 대립하던 중 아시타카에게 저지당하고, 산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며 더 이상 증오와 원한을 키우지 말라고 호소하는 아시타카에게 그까짓 팔 하나 가지고 엄살 부리지 마라, 저 들개를 아내로 맞을 셈이냐며 비웃은 뒤 아시타카의 저주받은 팔을 자르려 하지만 아시타카에게 제압당하고 기절한다.

이후 마을을 습격한 사무라이 무리들을 화승총으로 크게 격퇴하고 조정을 위해 사슴신의 목을 구해다 주겠다며 지코가 데려온 외부인들을 끌어들여 함께 숲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동안 마을은 사무라이들에게 습격당하고, 여자들만 남아 마을에서 저항하지만 이내 위기에 봉착한다. 아시타카가 마을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자 사슴신 토벌에 나섰던 마을 남자들은 곧바로 아시타카를 공격하는 외부인들을 제압하고 아시타카를 도와 모로의 자식을 구조해준 뒤 마을을 지키러 돌아간다.

그러나 에보시는 아시타카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고, 아시타카가 사냥을 중지하게 만드려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믿었다. 에보시는 조정과의 약속을 신뢰하여 자신이 외부인들의 힘을 이용한다는 착각 하에 사냥을 재개했는데, 이 부분에서 에보시는 마을이나 조정과의 문제를 떠나 숲과의 대결에 집착하는 모습을 강하게 내비친다. 에보시는 결국 자신의 손으로 사슴신을 죽이고 그 목을 얻었으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모로의 머리가 에보시를 공격해 오른팔을 잃은 채 혼절한다. [6] 에보시는 결국 아시타카와 산의 도움을 받아 살아난 뒤 마을로 돌아오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아시타카를 불러와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비록 아시타카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을에 남아있던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며, 산을 두고 아시타카와 대립했지만 작중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인품과 지성을 갖춘 인물이며, 아시타카와 늑대들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성찰함으로써 한층 더 성장한다. 빌런이라기보다는 아시타카와 갈등을 보이는 반동인물이라고 칭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1. 약간의 불만을 표하는 남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에보시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불만이 있는 남성들도 에보시가 워낙 훌륭한 인물이라 큰 반발 없이 따르고 있다.
  2. 나병(한센병)이 어쨌든 어느 정도 전염성은 있는 질병이고 특히 당시에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옮는 병이라고 여겼던 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격리구역을 만들어 준 것도 나름대로의 배려라고 볼 소지도 있다.
  3. 영화 초반에 재앙신으로 나왔던 거대한 멧돼지.
  4. 엄밀히 말해 에보시로 인해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나고 대장'과 타타라 마을간의 싸움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제시되지 않는데, 이는 숲과 인간 간의 영역다툼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싸움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5. 작중에서 분명히 미카도, 즉 일본의 천황이라 밝히고 있다..
  6. 작중 마을을 습격한 산을 저격하려는 주민들에게 "들개는 목만 남아도 공격해 온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이 복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