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문법

1 개요

SOV형(주어 + 목적어 + 술어)인 한국어와 통사 어순이 동일하고, 비슷한 뜻과 소리로 쓰는 한자 및 한자어가 많아서 한국인은 비교적 빠르고 쉽게 초보 단계를 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본어에는 한국인이 인도유럽어족 외국어[1]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인 관사, 전치사 등이 없는 대신, 한국어와 같이 조사가 있다는 점이 크다. 일본어는 조사 체계가 거의 완벽히 한국어와 같기 때문에 한국어를 말할 때처럼 비교적 편안하게 완성된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제대로 마음만 먹으면 무한히 문장을 늘리는 것도 가능.

게다가 한국어나 기타 유럽어와는 달리 띄어쓰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외국인이 일본어를 배울 때, 의미 단위로 문법을 이해하기 위해 단어를 띄어쓰기 한 상태로 배우는 경우가 있는 편이지만 실제로 일본어를 본격적으로 표기할 때엔 띄어쓰기 없이 전부 붙여 써야 한다. 이러면 읽을 때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 동사의 절대다수가 한자로 구성되어 있고 명사도 한자어가 많아 생각 외로 띄어쓰기 없이 구별이 쉽다.

2 품사

품사는 총 11개가 존재한다.[2]
품사는 먼저 자립어인가 부속어인가에 따라 나뉘어지며, 자립어에서는 먼저, 활용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로 나뉘며, 그 활용이 되지 않는 자립어 중에서 주어가 될 수 있는가 되지 못하는가로 또 나뉘며 주어가 되지 못하는 것 중 수식어인 것은 다시 체언을 수식하는가 용언을 수식하는가로 나뉘어진다. 부속어로 나뉘어진 경우 활용할 수 있는가(활용이 있는가) 활용할 수 없는가(활용이 없는가)로 나뉘어진다.
품사의 이름만 쓰자면, 명사,대명사,동사,형용사,형용동사, 조동사, 복합동사, (종)조사, 연체사, 부사, 접속사, 감동/응답사[3]. 전부 다 詞(し)로 끝난다.

자립어이면서 활용 되지 않고 주어가 될 수 없고 수식어인 것 중에는 체언을 수식하는 연체사,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가 있고, 수식어가 아닌 것 중에는 감동/응답사와 접속사가 있다.
자립어이면서 활용 되지 않고 주어가 되는 것(=체언)에는 명사와 대명사가 있다.
자립어이면서 활용 되는 것(=용언)에는 동사, 형용사, 형용동사가 있다.
부속어이면서 활용 되는 것(활용이 있는 것)에는 조동사가 있다.
부속어이면서 활용 되지 않는 것(활용이 없는 것)에는 조사가 있으며 그 조사에 종조사[4]가 있다.

2.1 특징

부정적인 표현을 할 때, 상대방의 발언을 이끌어내는 표현을 할 때와 같은 상황에는 말 끝을 흐리거나 뭉떵 잘라먹어 제대로 끝내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걸 그냥 직역하면 일본어 번역체 문장이 된다. 예를 들어 '○○은/는 어디에?', '-(하)지 않으면…!' 같은 것.[5] 뒤에 나와야 할 말들이 사라졌다. 따지고 보면 인사말 こんにちは나 こんばんは 등도 저러한 경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동사의 시제표현이 2가지뿐(현재형, 과거형)이다. (다만 미래형 표현이 없기 때문에(현재형으로 대체) 보어 또는 수식어 없이는 현재인지 미래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형용사/동사 변형도 불규칙이 있긴있어서 변격 동사인 する, 来(く)る나 帰(かえ)る, 入(はい)る 같이 1단(2류)동사처럼 보이는 (예외)5단(1류)동사, 行(い)く+て → 行って와 같이 제멋대로 튀는 활용을 보이는 녀석이 간간이 있지만 상당히 규칙적인 편이라 배우기 쉬운 편이다. (참고로, 영미권에서는 일본어의 불규칙 동사를 3개라고 본다. する、来る、行く) 또한 일본어는 명사에 관사가 없고, 성별도 없으며, 한자 문화권이라 비교적 정확한 조합의 특성을 가져 단어에 거품이 많이 빠지는 것이 메리트. 그러나 이런 특성에 기대어 만들어진 관용어(존경어와 겸양어를 포함해)가 절대 만만치 않다. 간단한 예시로 평어에 해당하는 行く나 来る의 경우 존경어는 いらっしゃる, 겸양어는 まいる다. 동사와 관련 된 것 외에도 존경/겸양으로 쓰는 단어도 따로 있고, ご를 붙이는 명사와 お를 붙이는 명사를 구별해야하는 등 깊게 들어갈수록 골치아픈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걱정 하지는 말자. 존댓말은 정말 어려운, 비지니스에서 사용하는 수준으로 가면 일본인들도 잘 모른다. 그런 말들은 신입사원 때 새로 배우곤 한다.

한국어의 동사는 예외 없이 '-다'로 끝나는 것과 달리, 일본어의 동사는 う、く、ぐ、す、つ、ぬ、ぶ、む、る 중 하나를 어미로 취한다.[6] 예를 들어 이 중 ぬ를 어미로 취하는 동사는 현대 일본어에서는 死ぬ(しぬ) 단 하나뿐이다.[7]

다른 동사나 마찬가지로 활용하지만 동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뉘는데, 5단(1류)동사(1형 동사, 1단(2류)동사와 변격동사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 1단동사(2형 동사, -iる, -eる 형식으로 되어있는 동사. 다만 走る와 같은 몇 가지 예외가 존재), 변격동사 (3형 동사, する와 くる, 각각 サ변격동사,カ변격동사)가 그것이다. 1단동사를 다시 상1단동사와 하1단동사로 나누기도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상1단동사와 하1단동사의 개념을 모르면 그것을 왜 1단(2류)동사라고 하는지 모른다.[8]

-iる나 -eる로 끝나는 동사가 1단(2류) 동사인지 5단(1류) 동사인지를 파악하는 방법은 한자가 포함된 동사의 기본형을 보는 것이다. 1단 동사는 -る 앞에 붙는 い단과 え단의 음절이 한자 밖에 있으며 5단(1류) 동사는 한자 안에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단(2류) 동사 : 変(か)える, 食(た)べる, 入(い)れる, 閉(し)める 등
5단(1류) 동사 : 帰(かえ)る, 走(はし)る, 入(はい)る, 湿(しめ)る 등

당장 네이버 일본어 사전 등에서 예시로 든 かえる를 검색해보자. 다양한 뜻이 있는데 '한자 + える' 형태의 동사들은 전부 1단(2류) 동사이며 '한자 + る' 형태의 동사들은 전부 5단 동사임을 볼 수 있다. 단, '한자 + る'의 형태를 가져도 1단 동사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る 앞의 한자가 い단이나 え단 한 글자로 발음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단(2류) 동사 : 見(み)る, 居(い)る 등

다만, 切(き)る나 要(い)る 같이 위와 같은 형태임에도 5단 동사인 예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얄짤없이 외워야 한다.

3 문의 구조

일본어의 문(文)은 태(態), 상(相), 시제(時制), 서법(敍法)으로 구성되어 있다.

3.1 태(態)

동사로 표현된 사태를 어떤 시점에서 볼 지 구별하는 형식을 태라고 한다. 흔히 우리가 능동태, 수동태, 사역태, 사역수동태, 피해수동태 등으로 설명하는 그것을 의미한다.

3.2 상(相)

동작이나 작용이 어떤 국면(양상)에 있는지 파악하여 표현하는 것을 상이라고 한다. 해당 동작이 진행되고 있는 중인지, 이미 완료된 것인지 등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3.3 시제(時制)

사건이나 사태에 관하여 성립 시점 등의 시간적인 전후관계를 술어형으로 표현하는 것을 시제라고 한다. 일본어에서는 주로 ~った 혹은 ~た로 끝났으면 과거의 일이다. 그리고 미래시제와 현재시제인 경우는 형태가 같다.[9]

3.4 서법(敍法)

화자가 말하는 태도를 표현하는 것을 서법이라고 한다. 따지자면 품사에서 종조사 역시 서법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3.5 예시

彼にしかられていなかったでしょうね。

위 문장을 태, 상, 시제, 서법으로 구분하면 이렇게 볼 수 있다.
대상 彼に - 그에게
태: しかられ(る) - 꾸지람을 듣다
상: ていな(い) - ~지 않다
시제: かった - ~었다
서법: でしょうね。- ~겠지
최종적으로, "그에게 꾸지람을 듣지는 않았겠지?"라고 해석된다.

다시 한 번, 태는 누구의 눈으로 보는 것인지, 상은 동작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시제는 현재 이야기하는 주제가 일어난 시간이 언제인지, 서법은 화자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1. 영어, 독어, 프랑스어 등, 흔히 '외국어' 하면 생각나는 언어 중 일어, 중국어, 아랍어 정도를 빼면 대부분이 인도유럽어족 언어다.
  2. 하시모토 신키치의 문법이며, 지금 현재 일본어의 문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11개 이상으로 나뉘어지지만 기본적으로는 11개로 나뉘어진다. 일명 하시모토 문법이라고 불리며 하시모토 문법 외에도 3가지의 문법이 더 있다.
  3. 한국어 품사의 감탄사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응답사는 말 그대로 응답하는 말. 예를 들어 '응(うん)이나 아니(ううん)'와 같다고 보면 된다.
  4. 말의 맨 끝에 붙는 よ나ね와 같은 것들
  5. 터키어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정말 흠좀무하다.
  6. 사실 어미가 모두う단이기 때문에 결국 모든 동사는 -u로 끝난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는 어미의 자음까지를 어간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7. 사실 いぬ(往ぬ, 떠나다) 라는 동사가 하나 더 있긴 하다. 현대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을 뿐. 참고로 ぬ로 끝나는 동사가 적은 이유는 역사적 가나 표기법에서는 ぬ로 끝나는 동사는 변격 동사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ぬ로 끝나는 死ぬ도 5단(1류) 활용을 하지만, 역사적 가나 표기법에서는 연체형에서 ぬる라는 4단 동사와는 다른 활용을 했었다.
  8. 각각 동사의 기준이 되는 ウ단의 1단 위/아래에 있기에 iる형태를 상1단, eる형태를 하1단이라 부르는 것이다
  9. 러시아어도 현재시제가 미래시제로도 쓰이는 경우가 있다. 정말 흠좀무하다. 다만 이쪽은 형태가 완전히 같지는 않고 완료형의 현재시제 형태가 미래시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