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슈파타

Pasupata

인도 신화에 나오는 무기. 《마하바라타》의 주인공 아르주나가 파괴신 시바로부터 받은 아스트라다.

파워 인플레로 인해 엄청난 위력의 무기가 난무하는 인도 신화에서도 특히 강력한 무기. 인도 신화의 3대 주신 중 하나인 시바가 가장 아끼는 무기이며, 이 무기를 설명할 때 최강의 아스트라로 손꼽히는 브라흐마스트라나 나라야나스트라보다도 우위에 있는 무기라고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강의 아스트라라는 수식은 브라흐마스트라를 비롯한 몇 몇 아스트라에 흔히 사용되는 문구이며 실제 푸라나 문헌[1]에서도 시바 본인이 쓴 파슈파타가 나라야나스트라의 위력을 뛰어넘지 못한 묘사가 등장하기 때문에 정말로 최강의 아스트라라고는 볼 수 없다. 그만큼 상위의 아스트라,라는 뜻으로 봐야 할 듯 하다.

1 전설

그리고 그곳에는 유가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불길이나 태양처럼 빛나는 화살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화살이, 형언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순식간에 모든 생물을 두려움에 떨게 할 수 있는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무기인 빼어난 파슈파타였습니다. 그 대부분은 끊임없이 불꽃을 뿜어내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다리 하나와 큰 이빨과 천개의 머리와 천개의 위장과 천개의 팔과 천개의 혀와 천개의 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계속해서 불을 뿜어내는 것 같습니다. 강한 팔을 지닌 분이시여, 그 무기는 브라흐마, 나라야나, 아인드라, 아그네야, 바루나 무기보다 더 우세합니다. 참으로, 그것은 이 세상의 다른 모든 무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옛날에 이름높은 마하데바가 순식간에 아수라들의 세 겹으로 된 도시를 태워버린 무기입니다.[2] 고빈다여, 마하데바는 그 한 대의 화살을 써서 너무나 간단하게 그 위업을 이룩했습니다. 마하데바가 쏜 그 무기는 의심할 바 없이, 눈 한번 깜빡할 시간의 절반만에 온 세상의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생물을 태워버릴 수 있습니다. 브라흐마와 비슈누와 후미 신들을 포함하여, 이 세상에서 그 무기로 죽일 수 없는 존재는 없습니다.[3]
- 《마하바라타》에서 성자 우파마뉴가 인드라에게 한 말 일부 -

마하바라타의 주인공 아르주나는 아버지 인드라의 충고에 따라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히말라야로 올라가 고행을 시작했다. 고행의 첫째 달에는 3일마다, 둘째 달에는 6일마다, 셋째 달에는 보름마다 과일만을 먹으며 수행했고, 넷째 달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두 팔을 높이 들고 발끝만으로 서서 고행을 계속하던 아르주나는 멧돼지로 둔갑한 다나바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아르주나가 그 멧돼지를 죽이려 하자 사냥꾼으로 변장한 시바가 나타나 그 멧돼지는 자기 사냥감이라며 아르주나를 도발하고 시비가 붙은 아르주나는 시바와 싸우게 된다. 그 자에게 무기가 통하지 않고 화살이 무한히 나오는 자신의 화살통이 비는 등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을 본 아르주나는 맨손으로 사냥꾼에게 덤벼들어 그를 붙잡지만 기이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그에게 오히려 제압되고 만다.

사실 시바는 고행을 하던 아르주나를 눈여겨보고 그를 시험하기 위해 온 것으로, 아르주나의 힘과 기술에 만족하여 그에게 상으로 자신의 무기 파슈파타를 내린다.

'빤두의 아들이여, 내가 가장 아끼는 위대한 빠슈빠띠 날탄을 그대에게 주리라. 그 날탄은 유지하고 날리며 파괴하는 힘이 똑같다. 인드라도, 야마도, 약샤들의 왕 꾸베라도, 와루나도, 그리고 바람의 신 바유도 이것을 쓰는 법은 알지 못한다. 인간이야 말해 무엇하겠느냐? 그러나 쁘르따의 아들이여, 이것은 무분별하게 인간을 향해 쏘아서는 안 되느리라. 힘이 약한 사람에게 날리면 이것은 온 세상을 태우고 말 것이다. 그래서 살아 있거나 아니 살아 있는 삼계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말 것이다. 또한 이것은 마음으로도, 눈길로도, 말로도 그리고 활을 이용해서도 모두 날려 보낼 수 있는 무기이니라.'[4]

다만 시바는 아르주나에게 파슈파타를 내리면서 약자에게 쏘면 삼계가 불타 파괴되기에 최악의 상황에만 쓰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그 이 화살이 쏘아지는 일은 없었다.

2 대중문화 속의 파슈파타

  1. 인도의 신화,전설,교훈 등을 담은 문학의 일종으로 힌두교 경전에 포함된다.
  2. 세 겹으로 된 도시를 태워버린 무기란 과거 브라흐마의 축복 때문에 신들조차 부술 수 없었던 아수라들의 도시를 파괴하기 위해 여러 신들이 전차나 활, 화살의 일부가 되어 시바에게 쥐어준 무기이다. 그 중 화살로 말하자면 몸체는 삼주신의 하나인 비슈누, 화살촉은 불의 신 아그니, 화살깃은 바람의 신 바유였다고 한다. 즉 신들 자체를 무기로 사출하는 셈.
  3. 출처. And there was a shaft~부터
  4. 마하바라따 4, 박경숙 역, 새물결 출판사, 1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