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탈락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달성한 '믿기지 않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급 기록을 가리키는 말.

말 그대로 상대 팀에게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탈락하는 것을 말한다. 무패 탈락도 어렵지만 이것이 훨씬 어렵다. 무패 탈락은 골을 내주건 안 내주건 지지 않기만 하면 성립되는 데 반해, 무실점 탈락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 뒤 상위 라운드에서 승부차기 패를 당해야 성립하기 때문에 무패 탈락보다 훨씬 어려운 진기록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0-0으로 3번 비기고 3무승부로 탈락해도 무실점 탈락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무득점 우승도 가능하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 32강 조별 리그 G 조
프랑스전 0:0 무
토고전 2:0 승
대한민국전 2:0 승
16강 진출

그리고 16강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붙게 되었다. 필리페 센데로스가 부상으로 결장하여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친 결과, 0:0이 되었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단 한 골도 못 넣고 0:3으로 패배하여 16강 탈락했다.
참고로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못 넣은 것은 FIFA 월드컵 최초.
이로써 스위스는 무실점 탈락과 승부차기 무득점 탈락이라는 2개의 괴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그런데 5년 뒤 우리나라가...

스위스전 당시 심판의 정신 나간 판정의 희생양이 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야 신난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된 희대의 해프닝이었다.

이후 무실점 탈락이 다시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축구 종목에서도 북한이 무실점 탈락을 하게 되었다.

* 32강 조별 리그 C 조
대한민국 1:0 승
팔레스타인전 3:0 승
요르단전 3:0 승

* 토너먼트 16강
베트남전 2:0 승

* 토너먼트 8강
UAE전 0:0 무, 승부차기 8:9 패

즉 앞의 스위스처럼 승부차기를 제외하고 모두 클린시트라는 뜻.

반대로 무득점 탈락은 흔하다. 1998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6전 전패 59실점이라는, 아직도 깨지지 않은 월드컵 기록을 세운 몰디브가 대표적이다. 다만, 한 경기 최다 실점에 무득점 기록은 2002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에게 0-31으로 진 미국령 사모아가 깼다. 그래도 미국령 사모아는 다른 오세아니아 섬나라들과의 경기에서 점수 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 몰디브의 전체 기록을 깨진 못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월드컵 본선에서의 무득점 탈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다름 아닌 프랑스가 갖고 있다는 것.[1]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무적함대는 무슨 스페인도 이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갖고 있다.
  1. 2002 월드컵세네갈 쇼크를 당하는 등 무득점으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