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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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구리 료헤이 원작의 단편 소설. 국내에서 과거 보물섬만화로도 나온 적이 있다.[2]

2 스토리

매년 북해정이라는 한 음식점에, 섣달 그믐달 밤에 한 어머니와 두 아들이 찾아와 소바 1그릇을 시켜 먹는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찾아와 소바 1그릇을 시켜 셋이서 나누어 먹는다. 매년마다 찾아오는 가족이 좀 안쓰러워서인지 사장(겸 주방장)의 부인이 "한 그릇은 서비스로 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사장은 "그런 거 없다"고 하면서도, 을 삶을 때 1그릇 반 분량의 면[3]을 삶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거 츤데레?

그러던 어느 해에 소바 2그릇을 시키면서 세 모자의 사정이 드러난다. 이미 죽은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로 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던 것.[4] 세 모자는 고생고생하며 돈을 갚았다. 그리고 소바 2그릇을 시킨 그날이 돈을 다 갚은 날이라는 것. 이때 동생 쪽은 나중에 일본 제일의 소바 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결국 자라서 은행원이 된다.

그리고 그 후 다음 해부터 세 모자는 찾아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십수 년이 지나 가게를 리모델링할 때도, 그때 세 모자가 앉았던 테이블만은 바꾸지 않고 놔두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북해정은 번창하게 되었다. 어느 날 섣달 그믐날, 이번에도 "예약석"은 자리를 비워둘 거라 생각한 주인 부부였지만, 그날 밤에는 양복을 입고 청년이 된 아들들과 어머니가 다시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인생 가운데서 최고의 사치스러운 것인 소바 3그릇을 시킨다.

명확한 교훈이랄 건 없으나 찢어지게 가난한 세 모자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 결국 성공하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3 얽힌 이야기들

한국에서는 "우동"을 먹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일본 사람들이 연말에 먹는 건 우동이 아니라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5]라는 메밀국수다. 그런데 토시코시소바에 해당하는 단어가 우리나라에는 없고 그나마 잘 알려진 요리 중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 일본식 면요리가 우동이기 때문에 이렇게 번역했을 가능성이 높다.[6] 면이면 다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디 굵고 뚝뚝 끊어지는 우동 면이 아니라 가늘고 긴 메밀온면을 포기하지 않고 가늘고 길게 가는 삶의 내러티브로 삼은 이야기이다.[7]

과거 뽀뽀뽀에서는 우동이 아닌 떡국으로 번안하여 내보낸 적도 있었다. 새해랑 관련된 음식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떡국이기도 하고 일본문화개방 이전이기도 해서 가능했던 일.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에는 이 이야기를 분석해 놓았다.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 보라.

4 일본에서의 평판

한국에선 아직도 감동적인 동화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 개무시당하고 있다. 작가의 사기극 및 쓰레기 같은 일들이 드러나면서 이 작품도 내용과는 상관없이 불쏘시개로 전락되었다는 듯. 시사만화가 주완수는 일본인 아내 켄짱(물론 별명이다)과 이 책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말하길 "그 책, 일본에선 아무도 안 봐요. 작가가 그걸 영화로 만든다고 여기저기서 돈만 받는 사기를 저질렀거든요"[8] 이 말에 놀라 인터넷을 찾아봤지만 한국 쪽에선 도통 찾을 수 없어 일본 사이트들을 찾아봤더니 일본에선 아주 인간 말종으로 취급되어 있었다고... 결국 작가는 학력위조와 영화화 판권에 관한 사기죄로 2014년까지 수감된다는 듯.
  1. 이것으로 검색해도 이 문서로 들어올 수 있다.
  2. 문제집에 부록 형식으로 수록된 적도 있는데 이 버전은 첫번째로 소바를 시키고 계산하고 나가는 장면에 "아이 재수없어"(...)라는 괴언이 딱딱한 폰트로 작게 적혀 있다.
  3. 2그릇 분량 이상을 삶으면 티가 나서 가족들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4. 물론 보험을 들어두긴 했지만, 그 보험금만으로 배상액이 모자라는 관계로 매달 인당 5만 엔씩을 추가로 지급해야만 했다.
  5. 직역하자면 해넘기기 메밀온면.
  6. 소바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차가운 국물에 찍어먹는 자루소바 쪽을 생각하기 때문.
  7. 스즈키 나오키가 홈페이지와 어느 잡지에 이러한 이야기를 기고한 적이 있다.
  8. 다만 영화 자체는 베테랑 감독이 손을 대서 그럭저럭 괜찮게 나온 편이다. 문제는 작가 때문에 덩달아 무시당하고 있지만...